롯데, 결국 '집안 싸움'에 잠실 면세점 잃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신동주·동빈 두 형제가 벌이는 집안 싸움 탓에 결국 롯데가 '알짜' 면세점 하나를 잃었다.

롯데면세점은 14일 발표된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 결과에서 소공점만 지키고 잠실점(롯데월드점)의 특허 재승인에 실패했다.

지난 7월 이후 적나라한 경영권 싸움이 전개되면서 롯데에 대한 여론이 크게 나빠졌고, 그 과정에서 불거진 롯데면세점 운영사 호텔롯데의 '일본기업' 논란, 독과점 지적 등이 이번 탈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t;&lt;연합뉴스TV 캡처&gt;&gt;<<연합뉴스TV 캡처>>

◇ 경영권 분쟁에 일본기업·독과점 논란 등 부각

사실 7월말 롯데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다툼이 불거지기 전까지만해도 유통업계에서는 가을 면세점 특허 유치전에서 롯데의 '수성(守城) 실패'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롯데 스스로도 "지난 1979년 소공점, 1988년 롯데월드점을 개장한 뒤 무려 35년이나 면세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 없는 시행착오와 차별화 노력을 통해 국내 면세시장을 현재 수준까지 키워왔다"고 강조하며 특허권 재승인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순수하게 면세점 운영 역량, 경험, 상품 소싱(조달) 능력 등의 측면에서 보자면 롯데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1위 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한 해 2조5천억(소공점 2조·월드타워점 5천억)에 이르고,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 규모는 세계 3위 수준이다.

그러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집중되는 여론의 관심에 관세청이 "롯데면세점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한다"는 원칙을 천명하면서 불길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된 롯데의 '일본 뿌리' 논란도 심사 과정에서 각 위원들의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 운영 주체인 호텔롯데 지분의 대부분(99.28%)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12개 'L제○투자회사', ㈜패밀리 등 일본 롯데 계열사가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면세점 선정 결과만 보자면 결국 국적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한 셈이다.

더구나 이번 특허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롯데는 끊임없이 '독과점 논란'에도 시달려왔다.

다른 후보들은 2014년말 매출 기준으로 면세점 시장 점유율이 53.4%(롯데가 AK로부터 인수한 코엑스점 포함)에 이르는만큼, 이제 다른 업체에도 기회를 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과점 논란은 이전에도 면세점 업계 안팎에서 제기돼왔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롯데에 대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자 '설득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게 사실이다.

◇ 신동주측 '재뿌리기' 결과적으로 성공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과 맞서 경영권 탈환을 노리는 형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측의 집요한 공격도 롯데 월드타워점 탈락에 결과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와 전체 롯데그룹 경영권 경쟁에서 동생 신동빈 회장보다 여전히 열세에 있다.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 임원 지주 및 계열사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신동빈 회장의 경력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신동주 전 부회장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끊임없이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 초기 적자를 부각시키고 총괄회장에 대한 롯데그룹의 허위 보고 등을 주장하는 것이 모두 이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연합뉴스를 방문한 당시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직접 동생의 경영 능력에 대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국사업에서 많은 손실을 봤고, 추정컨대 중국 부동산 개발 비즈니스에서 또 다른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이 훌륭하지 않다(not excellent)"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롯데면세점 특허 재승인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경영권 분쟁 이슈를 부각시키며 사실상 '재'를 뿌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8일(금요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신동빈 회장 등을 상대로 한·일 두 나라에서 모두 소송을 제기했다"며 본격적인 반격을 알렸다.

바로 그 다음주 12일(월요일)로 예정된 신동빈 회장의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언론사를 순회하며 홍보전에 나섰고, 가는데마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과 호텔롯데 상장 효과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면세점 결과 발표(14일)를 이틀 앞둔 지난 12일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또 다른 소송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자신이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과정에서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 거짓 정보를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제공한만큼 손해배상소송으로 죄를 묻겠다는 주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특허 재승인 심사가 임박한 상태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하고 집중적으로 언론에 갈등을 노출한 것은 면세점 특허 탈락과 이에 따른 면세점 운영사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차질 등이 신동빈 회장 경영능력을 공격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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