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현직 경찰의 고백 "무조건 막았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4년 우리는 세월호 참사 앞에 마음 놓고 슬퍼하고 그 진실을 밝혀달라 마음 놓고 외쳤을까요?

그러지 못했습니다.

참사 직후부터 당시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이나 추모 시민을 무조건 막아 세우고,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틀어막으려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당시 청와대 경비를 담당했던 현직 경찰관이 MBC 취재팀을 만나 그 이유를 고백하고 사과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진도 팽목항에 실종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물살은 거세진, 절망적인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밤 멀리 떨어진 서울에서 청와대 경비를 서는 경찰들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당시 202 경비단 근무 경찰] "시위대가 몰려온다,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 (세월호) 사건 터지고 나서 쉬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철야를 한 거죠."

실종자 가족이나 성난 시민들이 올지 모르니 청와대 경계를 더 삼엄하게 해야 한다는 지시가 떨어진 겁니다.

정작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이 날 이후 청와대 경비단은 주변 100미터를 더욱 촘촘하게 나누고 하룻밤 2시간씩 자며 경비를 섰습니다.

당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청와대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불심검문이 수시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세월호 리본 달고 있는 사람들, 철저하게 감시해라, 검문검색해라' 차량이든 대인이든 무차별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법으로 보장된 1인 시위도 세월호와 관련되면 막았습니다.

"세월호 관련 비판하면… 피켓 들고 있다고 하면 무궁화 광장 쪽으로 진입을 못하게 막았어요. 화장실 갈 때 경호상 위험요인이 된다고 하면서 치사하게 (피켓을) 다른 데로 치우거나…"

유가족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달라며 청와대 민원실에 서류를 내려 했지만 번번이 코앞에서 제지당했습니다.

[김종길/故 김수진 양 아버지] "그래서 우리는 생각했죠. 아, 우리가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해서 막는구나… 거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명이라도 이동을 못 해요. 경찰이 막으니까…"

무조건 막으라는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무궁화 광장에서 위민관을 가려고 하면 횡단보도가 있어요. 거기 통과해야 하는데 거길 못 통과하게 직원들 많이 배치해서 일단 막아서는 거죠."

부당한 지시라 문제를 제기하면 상급자는 "나가라"고 답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당시 경찰간부는 시민들과 유가족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202 경비단 간부] "칼이라든지 휘발유라든지 시너, 이런거 가지고 (있으면) 자살이나 위해 우려가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자살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을 살리기 위해서…"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합니다.

[당시 202 경비단 근무 경찰] "'A1(대통령)이 이런 시위를 싫어한다. 볼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여러 소문이 많이 돌았어요."

이 이야기를 털어놓은 경찰관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를 입에 담으면 숨겨진 의도를 의심받았습니다.

추모의 의미로 노란 리본을 다는 것도 진실을 밝혀달라며 나라에 묻는 것도 허용되지 않던 시간이었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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