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피, 언제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수학 알고리즘이 정답 알려준다

서울신문 0 18 06.12 20:45

[서울신문]커피 마시는 양 65% 줄이고도
각성 효과·집중력은 64% 향상

많은 사람들이 매일 섭취하는 기호식품 ‘커피’. 최근 미국 연구진이 적정량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학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사이언스 제공

“검은 액체가 위 속으로 떨어지면 모든 것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생각은 전장의 기병대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기억은 기습하듯 살아난다. 극 중 인물들이 즉시 떠오르고 원고지는 순식간에 잉크로 덮인다.”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 등의 작품으로 프랑스 사실주의를 이끈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의 커피 예찬입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발자크를 뛰어넘습니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265억잔,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12잔(하루 평균 1.4잔)에 달한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이라는 이름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 주는 통계입니다.

커피가 전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되다 보니 과학자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을 것입니다. 하루 2~3잔의 커피가 항산화 기능을 해 노화를 막아 주고 항암효과는 물론 당뇨나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는 것도 그런 과학자들의 관심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졸음을 쫓아 주는 ‘각성 효과’ 때문일 것입니다. 커피 속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졸음을 막아 주며 정신을 맑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발자크를 비롯해 18~19세기 많은 예술가들이 커피 애호가가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은 흡수한 뒤 1시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3~4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다른 약물처럼 내성이 생기고 제대로 된 각성 효과를 볼 수 없게 됩니다. 때론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페인을 적게 섭취하고도 최대의 각성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미국 육군 원격의료 및 고등기술연구센터 국방생명공학부,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 행동생물학부 공동연구팀이 카페인을 언제, 얼마나 섭취해야 내성을 걱정하지 않고 최대의 각성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결정해 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지난 2~6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수면학회 연례콘퍼런스에서 발표해 주목받았습니다. 수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슬립 리서치’ 최신호에도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수학의 ‘최적화 이론’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에 적합한 ‘카페인 섭취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카페인 섭취가 심리적, 육체적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커피 섭취 시간과 적정량을 결정해 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카페인을 섭취하도록 한 뒤 간단한 행동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이전보다 커피를 마시는 양은 65%까지 줄이고도 각성 효과와 집중력이 평소보다 64% 정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연구는 군대 내에서 수면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커피의 각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수행된 것입니다. 실제로 군인들이 정신적 예민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7~8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하지만 전체 미군 중 40% 정도는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커피 연구라고만 생각했다가 군인들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수행된 것이라고 생각하니 할리우드 액션 영화나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상한 군(軍) 실험들이 연상돼 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edmondy@seoul.co.kr

Comment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168 사회 경찰 "여고생 추정 시신, 용의자 차량서 30분 거리서 발견" 연합뉴스 06.24 4
11167 사회 홍준표 "친박, 내가 나가면 당 지지율 오른다 해..한번 보겠다" 연합뉴스 06.24 5
11166 사회 선거 후 쓰러졌던 바른미래 구의원 후보, 끝내 숨져 뉴스1 06.24 5
11165 사회 체면 구긴 바른미래..'장하성 포스코 인사개입' 논평냈다 취소 연합뉴스 06.24 4
11164 사회 하이패스 '무단 통과' 얌체운전자 ↑..상습 차량 11만 대 KBS 06.24 4
11163 사회 故 김종필 조문 행렬 계속..'무궁화장 추서' 두고 논란 SBS 06.24 5
11162 사회 [날씨] 월요일 폭염 계속..밤부터 장맛비 시작 연합뉴스TV 06.24 5
11161 사회 [종합]경찰 "50대 남성, 강진여고생 산 정상 부근으로 데려간 듯"..공범여부 수사 뉴시스 06.24 4
11160 사회 "트럼프와 일한다"..식당에서 쫓겨난 샌더스 대변인 MBC 06.24 4
11159 사회 울산 밭에 매장된 80대 할머니 사건 용의자 숨진 채 발견 뉴시스 06.24 6
11158 사회 "강진 여고생, 꽁꽁 숨겨놨다..머리 많이 쓴 것" 머니투데이 06.23 6
11157 사회 인쇄소 골목에 수천 명 몰려 생맥주 노가리 파티 MBN 06.23 4
11156 사회 캄보디아서 중국인 상대 '아기공장' 적발..대리모만 33명 연합뉴스 06.23 5
11155 사회 [단독] 귀가 도중 발견된 '의문의 4분'..집중 수색 YTN 06.23 5
11154 사회 "커피 그만" "택시 그만"..똑소리 나는 '금융 비서' SBS 06.23 4
Service
등록된 이벤트가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Comment
글이 없습니다.
Banner
등록된 배너가 없습니다.
000.0000.0000
월-금 : 9:30 ~ 17:30, 토/일/공휴일 휴무
런치타임 : 12:30 ~ 13:30

Bank Info

국민은행 000000-00-000000
기업은행 000-000000-00-000
예금주 홍길동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