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담판' 트럼프가 통 큰 양보..공은 김정은에게

노컷뉴스 0 187 2018.06.12 20:45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만나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6·12 센토사 공동선언'에서 가장 의미있는 대목은 북미정상이 서로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전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천명했다는 점이다.

◇ 북미, '비핵화 - 체제안전보장' 동시 병행 추진 확인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입구에서부터 북한에 체제안전보장을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차례 회담에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다. 군사적으로 체제 위협이 없으면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런에 이번에 북한은 적대국인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얘기를 공동성명에 명시하고 사인까지 받아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과거에 미국은 '선 핵폐기, 후 보상'의 입장을 강조했고, 북한은 '선 평화체제 구축, 후 비핵화' 입장을 강조했다. 북미 양측이 이 같은 일방주의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과 북한 비핵화를 동시 병행 추진하기로 한 것은 주목한 만한 진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합의문 서명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될 수 있다"며 북한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을 서방 외교무대에 데뷔시키고,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인정하는 통 큰 양보를 한 셈이다.

이제 공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겠다면 핵은 필요없다'고 말한 김정은 위원장으로 넘어갔고,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가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하는 빚을 지게됐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대북 제제 해제 의향'이라는 기대 이상의 선물까지 받았다.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미훈련 중단은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해를 표하면서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측이 도발로 간주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고, 관계개선이 진척되는 데 따라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에서 맹공격을 받고 있다.

미국 언론들과 정치권은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겼다"에서부터 "후속 회담에서 중요한 협상 지렛대를 잃게 된 성급한 조치였다"는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만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표로 나설 후속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 시간표와 과감한 초기 조치 이행 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합의 위반이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하고, 어렵게 구축한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는 다시 추락하게 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명시…"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문 열려"

이번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 양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한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남북간 통일 가능성도 언급했다.

비핵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종식하고 최종적으로 평화를 구축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의 발전된 미래상을 담은 동영상을 직접 보여주었다.

'이런 평화를 바탕으로 북한이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 '확실하게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면 우리가 도와주겠다' 는 등의 진솔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본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핵실험장 및 미사일 발사 시험장 폐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백악관 초청 및 방북 의사를 과시함으로써 북미 간의 오랜 적대관계가 마침내 청산되고 한반도에서 냉전구조가 해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북한 땅에 묻혀있는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13년만에 재개하고, 이미 확인된 6천여구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기로 한 것도 신뢰 구축을 위해 상당히 의미있는 합의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만나 이동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 북미, 후속 핵협상에서 비핵화 로드맵 구체화할 듯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에 미국이 그동안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언급해온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빠져서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데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연구위원은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일부 비판하는 분들의 얘기는 '잘못된 관점'"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위원은 "이번 회담이 실무자들의 회담이었다면 구체적인 자구 하나하나 가지고 시비를 걸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적대 관계에 있었던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고, 그래서 접근방식이 다른데 관계 정상화를 먼저한 뒤 현안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이미 CVID가 포함돼 있다. 비핵화는 검증이 될 것이고 미국의 사찰단과 다른 나라의 사찰단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해온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배석했던 회담이었다. 그런 볼턴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상간 합의문에는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신고와 사찰, 폐기, 검증 등 향후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깊숙한 얘기들이 오갔고, 후속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속도감있게 진행하자는 데 합의를 이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미사일 발사 시험장을 폐쇄한 것을 높이 평가했는데, 여기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했고, 앞으로 사찰과 검증을 통해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비핵화 진정성이 있다"고 변호해준 트럼프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라고 인정해줄만한 조치들을 실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아주대 조정훈 통일연구소장은 이날 CBS 박재홍의 굿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공동성명을 갑을 관계 계약서에 비유하면서 "원래 계약을 체결할때 갑은 최대한 포괄적으로, 을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시하려 한다"며 "을의 입장인 북한에 불리한 내용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완전한 비핵화'라고 추상적으로 명시됐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만족해할때까지 비핵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연구위원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일부 비판하는 분들의 얘기는 '잘못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조성렬 위원은 "이번 회담이 실무자들의 회담이었다면 구체적인 자구 하나하나 가지고 시비를 걸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적대 관계에 있었던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고, 그래서 접근방식이 다른데 관계 정상화를 먼저한 뒤 현안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도성해 기자] holysea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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