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들, 왜 이렇게 많이 죽나' 봤더니..

노컷뉴스 0 179 07.12 07:13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11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 정관용> 저희 시사자키가 이번 달부터 기획한 특집 코너입니다. 우리 생명의 존엄성 이런 걸 일깨워보자는 취지로 제목을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이라고 붙였습니다. 2018년 현재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10가지의 문제들을 선정해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안을 고민해 보는 시간. 격주 정도로 마련할 예정인데 오늘 그 첫 번째 주제 가정폭력 문제입니다. 때리는 남편, 맞는 아내 아직도 있을까 싶지만 여성의 전화 상담건수 가운데 무려 43%가 여전히 가정폭력 문제라고 하죠. 또 심지어 목숨을 잃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고 하고요. 이 문제 실태가 어떠한지 그리고 법과 제도는 제대로 돼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가 초대해서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합니다. 범죄심리학자이시죠. 경기대학교의 이수정 교수 나오셨었어요. 어서 오십시오.

◆ 이수정>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옛날에는 가정폭력은 각자 가정에서 알아서 해, 이거였는데 그래도 한 1~20년 전부터 우리가 법도 도입하고 해서 좀 많이 줄어들었지 않나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 이수정> 가정폭력 처벌법을 특례법인 형태로 도입을 했죠. 그래서 그 안에서 피해자에 대한 임시조치나 긴급임시조치처럼 피해자의 생명권을 보호할 수 있는 많은 이제 새로운 제도들을 도입을 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근본적으로 가정폭력 사건 자체가 감소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고요.

◇ 정관용> 증가해요?

◆ 이수정> 네. 지금 이 가정폭력과 같은 일상에서의 폭력은 이거는 검증을 해야 봐야 되지만 살기가 얼마나 각박해지느냐 하고 굉장히 연관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 이런 사건들이 일시적으로 늘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 워낙 상황이 안 좋다 보니까 밖에서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집에 와서 폭행을 하는 일종의 주취폭력처럼 일어나는 이런 일들이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오히려 늘어나는 게 추세입니다.

◇ 정관용> 통계로 입증될 수 있는 게 있습니까, 혹시?

◆ 이수정> 네, 통계자료 제가 지금 수치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정확히 알기 어려우나 지금 이제 가정폭력 사건의 신고율은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 연유는 경찰이 5~6년 전부터 체포우선주의라는 걸 도입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과거에는 입건조차하지 않았던 사건들에 대하여 입건은 하는 이런 상황이 된 거죠. 그런데 문제는 입건은 하나 그 이후 절차가 프로세스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상당수가 기소유예가 돼서 불기소나 기소유예로 전부 다 증발하는 사건들이 되고 있어서 결국 구속률이나 또는 유죄판결률 또는 징역률 이런 것들은 과거에 비하여 하나도 나아진 바가 없습니다. 

◇ 정관용> 외국하고 비교하면 어떻게 됩니까? 

◆ 이수정> 특히 비교를 한다면 가정폭력으로 인해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숫자 같은 것들은 상호비교가 되거든요. UN에서 보면 살인통계 같은 것들을 리포트를 하기 때문에. 그래서 피해자의 성비를 가지고 보통 통계치를 산출을 합니다. 그래서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살인률이 낮은 국가입니다. 거의 인구 10만 명당 한 2점대 후반, 2 점 몇 명.. 세명까지는 되지 않는 그 정도의 인명피해가 나는 비교적 안전한 국가에 속하는 건 맞습니다.

◇ 정관용> 그건 다행이고요.

◆ 이수정> 그런데 문제는 피해자의 비율, 성비를 보면 좀 양상이 다른데요. 서구사회는 보통 보면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남자가 많습니다. 조직폭력도 대부분 남자들에 의해서 일어나고 마약이나 총기 사용하는 사람들도 남성 비율이 많다 보니까 결국은 그런 와중에 강력범죄에 기인해서 목숨을 잃는 성비로 따지면 남자들이 보통 영국이나 미국이나 또는 호주 같은 경우에는 한 70% 정도를 차지하거든요.

◇ 정관용> 살인피해자.

◆ 이수정> 살인피해자, 남성들이 일반적으로 많습니다. 왜냐하면 폭력에 친화적이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남성의 비율이 동등합니다.

◇ 정관용> 남녀가?

◆ 이수정> 오히려 최근 통계치. 작년도 통계, 재작년 통계는 여성이 조금 더 많은 것으로 그렇게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간단히 그러니까 살해되는 사람이 서구사회에는 남성이 훨씬 많은데 한국은 여성이 조금 더 많을 정도다?

◆ 이수정> 여성이 한 130명에서 한 160여 명 이 정도가 매년 최근에는 살해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그런 선례가 사실은 많지가 않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러니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굉장히 특수상황인데 총기도 금지돼 있고 마약도 금지돼 있고 소위 청정국인데요. 그런데도 여성들이 이렇게 많이 죽는 이유가 뭐냐. 그걸 이제 사실은 많은 해외 연구자들도 굉장히 궁금히 여기는 점이거든요.
 
그래서 살인통계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달리 많은 유형의 살인사건은 가족들끼리 죽고 죽이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친족살인이 외국 서구사회의 통계치에 비하여 한 4배 정가 많습니다.

◇ 정관용> 4배나?

◆ 이수정> 네, 네. 외국은 아이들이 성장하면 대학교 때부터 집을 다 떠나기 때문에 존속살인 비율도 적은 데다가 아동학대는 외국은 굉장히 엄격하게 규율하기 때문에 사실은 아동학대만 일어나도 다 분리가 되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별로 없고요. 더군다나 이제 가정폭력 같은 경우에도 외국은 형사사건으로 다루기 때문에 사실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평생 같은 집에서 이렇게 죽음에 이를 때까지 다툴 수가 없게 돼 있죠, 원천적으로.

◇ 정관용> 딱 분리를 시키니까.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는 그렇게 분리가 안 되다 보니까 한 집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사건들이 상대적으로 외국에 비하여 훨씬 높다, 비율이. 그리고는 그러다 보니 힘이 센 남자보다는 여성이 목숨을 잃는 비율이 더 높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목숨을 잃는 지경까지 간다는 얘기는 그 밑에 상습적인 폭행, 폭언 이런 것들은 얼마나 심각할지 정확히 모르겠군요.

◆ 이수정> 네, 그러니까 보통 이렇게 남편의 폭행에 의해서 사망하거나 또는 폭행을 견디다 못해서 결국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들의 가정폭력의 역사를 보면 적어도 10년 이상, 많으면 30년씩 되는 사건들이 존재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혼인 초기에 이런 인명손실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많은 경우에는 이제 혼인 초기에 신고를 합니다,살려달라고.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살려주는 제도가 아니에요. 가정폭력 처벌법의 주요 목적은 가정을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까 경찰이 비록 현장에 출동한다손 치더라도 사실은 가정폭력을 형사사건처럼 처리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종의 계도 그리고는 선도 그리고는 검찰로 송치가 되더라도 상담 조건부 기소유예. 일종의 용서죠. 상담을 빌미로 한. 그런 식으로 결국에는 가해자가 모두 가정에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처분을 부가적으로 받아서 가정은 유지되지만 가해자는 갱생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건 희망사항일 뿐 사실은 폭력의 습벽은 그렇게 쉽게 40시간 정도 교육받는다고 쉽게 고쳐지는 습벽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거의 분리된 상태에서 폭력에 십수 년씩 노출이 되다가 결국에는 남편에 의해서 사망하는 또는 그러다가 좀 더 견디다가 남편을 살해하는 이런 사건으로 비화가 되죠.

◇ 정관용> 기본적으로 가정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또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런 것들이 가정폭력은 일반 형사사건, 폭행사건보다 더 엄하게 다루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거라고 저는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봐요.

◆ 이수정> 문제는 목적 조항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목적이 뭔데요?

◆ 이수정> 가정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작동하는 그 원리가 일반 폭행사범을 처벌하는 그 원리보다도 미약해진다?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제 또 한 가지 그렇게 약해질 수밖에 없는 연유는 형사사법기관에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고요. 사실은 반의사불벌죄도 존재하는 거예요. 피해자가 신고를 했다가도 하루이틀 분리가 된 상태에서 결국 생활비가 떨어지고 이러면 결국은 남편을 용서를 해 달라, 집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 이렇게 계속 헤어지지 못한 채 가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계속 폭력 상태에 노출이 되는.
 
예컨대 피해자가 결국에는 국가가 나서서 피해자를 적절히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을 해 줘야 하는데 결국 잠깐 동안 일시보호소는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일시 보호가 영구 보호가 안 되고 여성들이 그 짧은 기간 동안 생활 능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보니까 결국은 피해를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가정으로 돌아가서 고소를 취하하게 되는 겁니다.

◇ 정관용> 방급 언급하신 일시보호시설 쉼터에 피해 있는데 거기까지 찾아와서 난동을 피운 남편 이 사례 저희 곽지현 리포터가 직접 취재를 했는데요. 잠깐 들어보죠.

◆ 고미경> 사실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한테 중요한 건 안전과 노출의 문제를 방지하는 건데 왜냐하면 가해자의 집요한 추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거든요. 저희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쉼터에 가해자가 침입을 했습니다. 저희들은 당연히 경찰을 믿고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출동한 경찰이 가정폭력을 여전히 집안일로 생각하면서 집 나간 여자 그리고 애를 찾으러 온 아빠 이 정도로 해서 가해자의 대변인을 자처했던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 정관용> 방금 목소리는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의 목소리인데 지금 이 경우는 경찰의 태도와 자세에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거네요. 쉼터까지 찾아온 남편 그래서 신고를 했더니 경찰이 와서 아니, 집 나간 부인과 아이를 만나러 왔는데 이런 식의 태도를 보였다는 것 아닙니까?

◆ 이수정> 네, 피해자의 안전이 우선이라기보다 가정이 다시 화목하게 되라고 권고를 하는 거죠. 좋은 의미에서 권고이지만 문제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생명의 위험에 노출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우리 교수님은 경찰관들하고 자주 이런 이야기해 보셨잖아요.

◆ 이수정> 그럼요. 여성의 전화나 경찰청이 함께하는 세미나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도 참여를 많이 하고요. 그런데 서로 간의 이해가 다 있는데 문제는 사건 하나하나씩 이렇게 개별적인 사건으로 들어가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연루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떤 것들이에요.

◆ 이수정> 아이들 때문에 합치는 경우도 있고요. 경제적인 어려움이 1차적인 문제이고 그리고는 요즘은 보복폭행이 많아가지고 결국은 신고했다는 것을 빌미로 와서 더 심하게 폭행을 하는데 아무도 구제해 주지 않으니까 결국에 가서는 신고를 포기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이제 사회적으로 분리가 된 상태에서 폭력의 수위가 점점점점 심해집니다.

◇ 정관용> 경찰들이 갖고 있는 가정폭력 수사에 있어서의 애로사항도 있습니까?

◆ 이수정> 물론 경찰이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이 있죠. 결국에는 경찰이 가서 112에 신고를 해서 살려달라 이렇게 해서 경찰이 출동을 하면 안에서 이제 비명소리가 막 나는데 문제는 문을 다 뜯고 들어가게 되면 그 훼손한 그 비용을 경찰이 감당을 해야 돼요.

◇ 정관용> 정말요?

◆ 이수정> 네. 그리고는 그래서 결국에는 어떤 몸싸움이 일어나서 만에 하나 제압하는 와중에 다치게 했다. 그러면 그 비용도 경찰이 돼야 됩니다.

◇ 정관용> 왜 그렇죠? 폭력 현장인데?

◆ 이수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기다리지 말고 왜냐하면 그런 와중에 생명을 잃은 사건이 하나 발생한 적이 있어요, 몇 년 전에. 그래서 기다리지 말고 즉시 현장에 들어가서 제재를 해라, 이렇게 지침을 바꾸기는 했죠. 그러나 여하튼 비용 문제는 여전히 경찰 개인이 재물손괴에 대해서는 감당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거는 빨리 법과 제도를 바꿔야 되겠는데요?

◆ 이수정> 그러한 와중에 소송이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가해자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어떤 종류의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소송을 하는 경우 그 소송 비용도 경찰이 개인이 감당을 해야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일단은 제압하거나 또는 그런 여러 가지 절차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응을 한다는 거죠.
 
그럴 뿐만 아니라 그래서 사건화가 되더라도 그래서 열심히 사건화를 시켜서 송치하는 단계에 가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자가 또 나서가지고 우리 남편을 왜 잡아가냐. 이렇게 되니까 경찰이 사실은 가정폭력 사건은 너무 복잡해서 처리하기가 싫다, 이런 얘기들이 현장에서 나오는 거죠.

◇ 정관용> 이처럼 경찰도 나한테 도움이 될 수 없다, 이런 생각 때문에 10년, 20년 이게 장기화되다 보면 그러다가 아이고, 오히려 내가 저 남편 오히려 죽여야지, 이런 지경에까지 다다른다고 하는 목소리가 또 있습니다. 함께 한번 들어보시죠.

◆ 피해자> 말다툼이 좀 있었는데. 침대에 눕혀 놓고 때리는데 2번이나 기절했었거든요. 진짜로 나 죽겠다, 이런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사람살리라고 그렇게 소리를 그렇게 질렀어요. 저는 정당방위라고 생각하는데 거의 일방적으로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맞는 경우죠. 싸움이 안 돼요.
 
저 같은 경우에는 15년이나 같이 살았었는데.. 그냥 폭력이 일상생활? 진짜 죽을 것 같아요, 너무 무서워서. 그래서 진짜 이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 같다. 죽기 전에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 정관용> 아이고, 아주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서 쉼터로 피신했던 경험이 있는 피해자분의 목소리 들어봤고요. 바로 얼마 전에 제가 저희 방송에서 우리 이 교수님하고 전화 인터뷰를 나눴던 주제가 바로 이건데 수십 년 동안 가정폭력을 당해 오던 분이 그 집에 있는 수석으로 남편을 때려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결국은 정당방위가 인정이 안 돼서 살인죄가 적용이 됐지 않았었습니까?

◆ 이수정> 그게 춘천지법 사건이고요. 최근에 대법원에서 4년형이 확정이 됐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렇죠. 바로 그때 이수정 교수가 참 충격적인 말씀을 한 게 수십 년 폭력을 행사하던 남편이 폭력 끝에 아내가 만약 사망했다면 그거는 상해치사죄. 그런데 여성이 계속 맞다가 주변에 무슨 물건을 들고 살해가 되면 살인죄. 왜 그렇죠?

◆ 이수정> 그러니까 지금 살인의 고의 때문에 그렇습니다. 살인의 고의라는 것은 결국에는 살인사건이 이미 일어나고 난 다음에 재판부에서는 추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범행 당시를. 그렇기 때문에 범행 당시를 추정함에 있어서 살인의 고의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재판부에서 판단을 해야 되는데 예컨대 지금 피고인이 만약에 가정폭력 행위자다 그러면 내가 피해자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 다만 일주일에 몇 번씩 술 마실 때마다 손찌검은 했지만 그게 죽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생명손실이 있었다, 이렇게 주장하는 경우는 살인의 고의를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거예요. 죽이려는 의도로 때린 건 아니니까.
 
그래서 치사가 나오는 거고 그런데 그렇게 맞다가 지금 춘천지법 사건은 37년 동안 학대를 받았는데 막 칼로 찔리는 학대까지 다 받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몇 번을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가고 정말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사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그런 경험들을 많이 한 분이셨는데 결국에는 마지막 순간에 마루에 있던 수석을, 남편이 던진 수석을 들고 오히려 남편을 공격을 해서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문제는 굉장히 많은 횟수를 내리쳤어요. 그러다 보니까 수십 회를 내리치다 보니까 그런 잔혹행위죠. 사실 현장은 끔찍했고.

◇ 정관용> 그걸 법원이 살인의 의도, 고의성.

◆ 이수정> 그렇죠. 고의가 없이는 이렇게 잔혹한 현장을 유발하기 어렵다.

◇ 정관용> 그런데 일각에서는 가정폭력으로 머리를 많이 맞으면 뇌손상이 생겨서 충동적, 공격적으로 과잉 살인으로 이어진다,이런 얘기도 하잖아요.

◆ 이수정> 그거는 외국의 경우에 이미 생리학적으로 그런 메커니즘을 전부 다 밝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방위를 인정을 일반적으로 해 주는데요. 이유는 가정폭력이 만성화된 그런 피해자들은 대부분 피해의 양상이 목을 졸리거나 머리를 맞아서 정신을 잃거나 이렇게 두부 손상. 머리의 중추신경계에 산소가 공급이 되지 않는 그런 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폭행을 수십 년간 당하게 되면 뇌세포가 죽게 돼요, 산소 공급이 안 돼서. 그러니까 그 뇌세포가 대부분 전두엽에 기능 손상이 오는데 문제는 전두엽은 합리적 사고를 하고 충동을 조절하고 이런 능력을 억제하는 능력을 발휘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전두엽이 손상이 되면 예를 들자면 춘천지법 사건에서 머리를 여러 번 내리쳤잖아요. 그러면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두개골이 깨지고 치명상을 입혔다라면 그 정도에서 멈춰야 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멈출 수가 없다는 거죠. 

◆ 이수정> 멈출 수가 없는 겁니다. 이유는 이미 이 분의 머릿속이 합리적 사고를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 거예요, 여러 번의 피해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우리가 가장 좁게 보자면 심신미약 상태로 인정을 할 수 있는 거고요. 조금 더 넓게 보자면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정황들을 고려해 봤을 때 예컨대 방위의 목적으로 반격했을 가능성을 인정을 해 주겠다는 게 정당방위의 기본 개념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법원은 아직 인정 안 하고 있다. 

◆ 이수정> 한 건도 없습니다. 

◇ 정관용> 이 지경까지 안 오도록. 이것이 정말 끔찍한 상황으로까지 가지 않도록 조금 더 일찍 사회가 개입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뭐가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됩니까?

◆ 이수정> 법도 바꿔야 하고요. 지금 인식 자체를 바꿔야 됩니다.

◇ 정관용> 먼저, 그러면. 어떤 인식을 어떻게 바꿔야 됩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지금 죽지 않기 위해서 죽여야겠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렇게 말씀하셨고 그런데 문제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 특히 수십 년 동안 학대를 받던 피학대 여성들이 남편을 살해하는 지경에 이르는 사건들은 죽이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다 공포심 때문에 결국은 방어행위를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이려는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상대를 죽이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앙심 때문에 죽이는 게 아니라 공포 때문에 결국은 인명피해가 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해 달라.

◇ 정관용> 사회적으로?

◆ 이수정> 네. 자기가 살고 싶은 욕구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는 걸 좀 인정해 주시고 결국은 방위의 개념으로 인정을 해 주십사 그 부분이 이해도를 넓혀야 되는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는 법률적으로 좀 신경을 써야 될 부분이.

◇ 정관용> 뭘 어떻게 바꿔야 해요?

◆ 이수정> 목적조항이 제일 문제입니다. 피해자를 보호해야지 가정을 보호해서 뭐합니까, 폭력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일단은 개정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외국의 경우에는 길거리에서 사람을 때리는 사건이나 집에서 사람을 때리는 사건이나 다르게 처리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사실 똑같아야 하죠.

◆ 이수정> 똑같아야 되는 거죠. 똑같이 목숨은 귀중한 거고 잃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그냥 형사 사건으로 처리를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의 반의사불벌죄, 피해자 의사 물어볼 리가 없죠. 길거리에서 막는 사람한테 저 때리는 사람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보지 않고 그냥 입건하고 그냥 기소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가정폭력도 역시 같은 절차로 적용을 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어야 하고 피해자가 좀 반의사불벌죄를 요구를 해도 남편 처벌하지 마세요, 이렇게 얘기를 해도 당신이 일단 목숨을 구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일단은 처벌은 해야 된다는 식으로 피해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 사법기관에서는 예컨대 의지를 가지고 이 폭력을 근절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지 가정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동안은 이건 결코 끝나지 않을 폭력입니다.

◇ 정관용> 목적조항에서 피해자 보호라고 하는 걸 명시하라. 반의사불벌죄와 같은 걸 없애라. 그리고 일단은 일반 형사사건과 똑같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완전 분리시켜라.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분리가 그런데 너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도 곤란한 거죠?

◆ 이수정> 그렇죠. 안전해질 때까지 법원은, 전담 법원은 지금 그 양상을 지켜보는 것이 외국에는 가정폭력 전담법원이 있습니다. 이거는 한 번에 끝날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 동안 법원이 주목을 하죠.

◇ 정관용> 우리는 그런 전담 법원도 없고?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한테도 긴급임시조치인가 그런 조항이 있다면서요?

◆ 이수정>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엄격하게 집행이 안 되다 보니까 100m 접근금지. 그러면 바깥에서 소리 지르는 거예요. 그 거리 밖에서 소리 지르고 SNS 하고 위협하고 그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은 접근 금지가 실효를 얻기가 어렵고 더군다나 경찰이 지켜주지 않죠. 그냥 명령만, 선고만 내릴 뿐.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여러 가지 보복범죄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 게 현실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아마도 많은 청취자분들이 맨 처음 제가 말씀드렸던 것과 비슷한 정도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뭐냐 하면 한 10년, 20년 전부터 우리는 가정폭력 엄하게 처벌하는 걸로 다 법이 바뀌었을 텐데, 이렇게들 알고 계시거든요. 저도 저만 해도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 법들이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서구에 비해서는 너무도 잘못된 조항들이 많다, 이거로군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법 개정이 급선무다라는 말씀인데 법 개정 되기 전이라도 이 방송 들으시면서 내가 아니면 내 주위에 그런 폭력 피해를 받고 있는 분들한테 마지막으로 한말씀해 주신다면요?

◆ 이수정> 저는 이제 범죄자들을 면담을 하다 보니까 모든 범죄, 모든 폭력의 근원에는 어린 시절의 가정폭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을 대응하지 않고 국가의 범죄를 줄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고요. 그런 차원에서 가정폭력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첫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 기회에 가정폭력 문제 다시 한 번 생각을 나눠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회 호소하는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의 목소리 함께 전해 들으면서 마무리합니다. 이수정 교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고미경> 신고해 봤자 이걸 여전히 집안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인식 때문에 가정폭력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 안 되고 나는 제대로 보호 받을 수 없다는 그런 인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여성의 전화에서도 지금 현재 주력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가정폭력 처벌법의 목적 조항을 좀 개정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여전히 가정 위주의 관점으로 그대로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이것을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그런 목적 조항으로 개정했으면 하는 운동을 지금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mhson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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