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가는 데 2년8개월..느릿느릿 화성 탐사, 드론으로 속도 낸다

경향신문 0 52 06.16 07:13

[경향신문]

2021년부터 화성에서 날아다닐 드론(왼쪽)의 상상도. 관측한 지형 정보를 지상 로봇과 공유하며 목표물만 지구 관측소가 정하면 인공지능으로 자율 비행을 한다. 개발 최종 단계의 화성용 드론. 몸체 무게는 1.8㎏이며, 태양광으로 충전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현재 화성 지표면에는 2012년부터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오른쪽)가 운용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붉은빛이 감도는 바위투성이의 지표, 눈에 들어오는 건 비슷비슷한 모습의 평지와 얕은 언덕뿐이다. 최근 몇 년 새 화성에서 전송돼 일반에 공개된 사진 대부분의 모습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화성 지표면 사진을 찍은 카메라의 높이가 사람의 눈높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진의 촬영자는 2012년 화성에 착륙한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인데, 이 로봇의 높이가 2.2m이기 때문이다. 촬영자의 눈높이가 높지 않으니 멀리 보는 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상 탐사로봇 ‘큐리오시티’ 간단한 움직임에도 교신만 30분 분화구 등 험한 곳선 운용 어려워

큐리오시티는 소형 트럭만 한 크기로 여러 개의 바퀴를 굴려 움직인다. 언뜻 생각하면 큐리오시티를 적절한 곳으로 빨리, 멀리 이동시키면 더 많은 화성 풍경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큐리오시티의 최대 이동 속도는 시간당 90m 정도다. 2012년 착륙 이후 이런저런 과학 탐사를 하며 10㎞를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년8개월이다. 몇㎝ 정도의 짧은 거리를 이동하다 전방을 촬영한 뒤 지구에 보내고, 이를 수신한 지구 관제소에서 명령을 내려 이동하는 일이 반복된다. 아주 간단한 움직임을 위해 지구 관제소와 큐리오시티가 교신하는 데에만 최장 30분이 걸린다. 지구와 화성의 거리 차이 때문이다. 화성이 지구 크기의 절반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덩치의 행성이라는 점을 보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짧은 시기에 지상을 광범위하게 관측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특히 지상에서 바퀴를 굴려야 움직일 수 있는 큐리오시티 같은 탐사 로봇은 급한 비탈길처럼 주행이 쉽지 않은 곳에선 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NASA가 웬만한 돌덩이는 타고 넘을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큐리오시티에 적용했지만 원하는 어떤 곳이든 탐사 로봇을 보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NASA가 지난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 탐사 장비를 곧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장비는 지상에 묶여 있던 화성 관측의 개념을 아예 벗어던졌다. NASA가 추진하는 ‘마르스 2020(Mars 2020)’ 계획에 따라 2020년 지구에서 발사해 이듬해 화성에 착륙시킬 각종 과학장비에 포함하기로 한 무인 헬리콥터형 드론이 드디어 최종 시험단계에 이른 것이다. 화성의 대기를 재현한 폐쇄 공간에서 비행을 마쳤고, 올여름엔 지상 관측 장비와 연동지어 움직이는 시험에 들어간다. 드론의 무게는 1.8㎏이고 본체의 덩치는 소프트볼만 하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두 개의 날개를 머리에 이고 있다. 동력은 태양광을 통해 충전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맡는다.

화성에서 운용될 드론의 장점은 분명하다. 속도가 빨라 느릿느릿 움직이는 지상관측용 로봇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한다. 무엇보다 공중에 떠서 움직이기 때문에 더 넓은 지형을 쉽게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지상을 통해선 갈 수 없는 절벽이나 깊은 분화구에도 얼마든지 비행을 통해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다. 드론의 덩치를 좀 더 키운다면 화상 탐사대의 짐을 옮기는 데 쓸 수도 있다. 지구에서 드론으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일이 화성에서도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NASA는 화성 기온이 낮에는 영상까지 오르지만 밤에는 맹추위가 닥친다는 점을 감안해 영하 129도에서 견딜 수 있는 내구성도 확인했다.

NASA ‘마르스 2020’ 계획 따라 드론 띄우기 최종 시험단계 돌입 2021년 공중 관측시대 기대

하지만 NASA가 드론 개발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인 건 지구 대기 밀도의 1% 수준인 옅은 화성 대기를 헤쳐가는 것이었다. 비행체를 띄우려면 지구에선 날개가 대기를 휘젓는 과정에서 생기는 양력을 이용한다.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려면 물이 있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화성에선 대기 자체가 태부족이기 때문에 웬만한 날갯짓으로는 뜰 수 있는 비행체가 없다. NASA는 드론 날개의 회전수를 분당 3000회까지 높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지구에서 운영하는 소형 드론보다 회전수가 10배가량 많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회전수를 극단적으로 높여 양력을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론은 지상에서 굴러다니는 로봇과도 함께 운용된다. 화성 탐사가 지상과 공중을 잇는 입체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드론이 먼저 날아가 척후병처럼 지형지물을 살피면 지상 로봇이 해당 지역으로 이동해 과학 분석을 하거나 반대로 주행하기 위험한 곳이라면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화성과 지구의 거리가 워낙 멀어 드론을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 없는 문제도 해결했다. 지구라면 눈으로 직접 보거나 드론에 달린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며 별도 공간에서 조종할 수 있지만 화성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헌주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은 “인공지능을 탑재했다”며 “지구에서 목표물만 지정하면 자동으로 비행하고 착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번 드론은 화성에 비행체를 띄울 수 있느냐는 기본적인 물음에 대답하는 첫 기체이기 때문에 복잡한 과학장비를 싣진 않는다. 대신 NASA는 고화질 컬러사진의 촬영과 전송 능력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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