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년간 성폭행 등으로 망가진 삶..피의자는 극단적 선택

세계일보 0 13 06.29 20:45
세계일보 자료사진
 
7년간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를 남편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피의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내린 일이 발생했다.

심리적 고통을 겨우 견뎌가며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던 피해 여성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0일 오전 11시30분 기준 2200여명이 서명했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29일) 오전, 충남 태안군의 한 주거지에서 4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시신의 상태로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말 피해 여성 B씨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지속해서 협박했다며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뒤, 문자 메시지 등의 확보를 위한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등 관련 수사를 진행해오던 중이었다.

A씨에게는 강간, 살인미수, 특수감금, 특수협박, 폭행 혐의가 적용되어 있었다.

피해 여성 B씨가 이달 중순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한 호소글의 일부.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B씨가 이달 중순 청와대 국민청원에 공개한 글에 따르면 A씨는 2013년부터 7년간 B씨를 성폭행했으며, 이를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또 피해 여성을 목 졸라 실신시키거나 흉기로 살해 위협을 가하는 등 악랄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

B씨는 두려움과 고통에 떨면서도 자신의 피해 내용이 가족에게 악영향을 줄까 우려해 7년간 단 한 번도 이 같은 사실을 남편 등에게 밝히지 못했다고 청원글에서 호소했다.

청원글에는 A씨가 그동안 범행을 저지르며 B씨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나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내 전화 끝까지 안 받냐”, “모든 걸 끝내고 싶다” 등의 문자 메시지가 포함됐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불면증 등 고통에 시달리던 B씨는 지난 4월말 결국 남편에게 반복된 피해를 밝혔으며, 가해자가 가게에 찾아올까 두려워 문까지 잠그고 장사하는 아내의 모습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이러한 내용을 청원글에서 공개한 뒤, “저를 7년간 성폭행하고 만나주지 않으면 살인하겠다며 협박, 감금, 폭행을 일삼은 가해자를 엄벌해 처해 달라”며 “다시는 (누구든) 이러한 성범죄로 고통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피의자가 사망하면서, 피해 여성이 가해자의 엄벌을 간절히 바랐던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피의사건에 대해 소송조건이 결여되는 등의 이유가 발생할 경우, 수사기관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지 않는 불기소처분의 한 유형이다.

한편,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뒤, A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지속 협박을 받았으며, 자신의 피해 관련 정보가 경찰 외부로 유출된 것 같다는 B씨 주장에 대한 수사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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