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리는 날, 이낙연 대망론 위협..김경수·이재명 재판에 쏠린 눈

중앙일보 0 225 07.03 20:45

전당대회 레이스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는 곳은 '이낙연 대 김부겸'의 대권 전초전만이 아니다. 사석에선 먼저 링에 오른 두 사람 만큼이나 두 장외 인사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드루킹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과 친형 강제 입원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상고심 이야기다.

법조계에선 빠르면 김 지사의 항소심은 8~9월, 이 지사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8월에 선고기일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기가 신임 당대표 선출(8월29일)과 맞물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 재판의 결과는 지난 총선 이후 ‘이낙연 대망론’으로 흘러온 민주당 차기 대권 구도에 파열음을 낼 수도 있다.


친노ㆍ친문 아우를 잠룡…김경수

김 지사의 무죄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친문재인 그룹과 초ㆍ재선들 사이에 많다. PK를 거점으로 한 친문 진영 내에는 ‘호남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회의적인 이들이 적지 않고, 초ㆍ재선 소장파들 사이엔 세대교체 열망이 꿈틀대고 있어서다.

김 지사(53)는 이 의원(68)보다 열다섯 살 어리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이 의원 쪽에서 함께 하자는 요청이 오지만 김 지사의 재판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의원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끝까지 봉하마을을 지켰던 김 지사는 비문과 친문으로 갈린, 옛 친노 그룹을 한 데 묶을 유일한 카드”라며 “족쇄가 풀리면 지지율은 곧 두 자릿수로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에게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1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4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는 모습. 뉴스1


이들의 희망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몽상에 가까웠다. 김 지사의 유ㆍ무죄가 달린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회에 참석 여부에 대해 올해 초 재판장(차문호)이 “시연회 참석은 넉넉히 인정된다”고 말한 데다 재판장 변경 이후에도 재판의 양상이 그에게 불리해 보여서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재판에선 작지 않은 반전이 일어났다. 드루킹의 산채 인근 닭갈비집 사장이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과 닭갈비를 먹어 시연회를 볼 시간이 부족했다”는 취지의 변호인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놨고, 재판장이 드루킹의 주장을 뒷받침해 온 경공모 회원 조모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재판을 지켜본 한 민주당 인사는 “재판장이 조씨에게 드루킹의 동생 김모씨와 조씨가 선임한 경공모 회원 윤평 변호사를 만나 진술 내용을 상의했느냐고 묻는 등 경공모측 진술이 짜맞춰졌다고 의심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한 민주당 의원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진보 성향이 강한 현재 대법원 구성상 상고심에서 결과가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며 “상고심 결론이 늦어지더라도 대선 레이스 참여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망론’ 이탈층 흡수 가능…이재명

“지금 목이 날아가느냐 마느냐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지난달 28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 중인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나온 반응이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거치면서 이 지사 지지율은 상승세다. 리얼미터가 30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처음 15%(15.6%)를 넘어섰고, 여론조사업체 알앤서치가 1일 발표한 조사에선 20%를 기록해 이낙연 의원(두 조사 모두 30.8%)과의 격차를 좁혔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해당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기본소득을 주제로 TV토론에서 맞붙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 [MBC 100분토론 캡처]

민주당 내에서 이 지사의 무죄를 기다리는 이들은 비문 또는 비주류에 많다. 무죄만 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이 이 의원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이들의 기대다. 익명을 원한 당직자는 “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과 융화가 어렵고 경기도 밖의 지역 기반과 당내 조직기반이 취약한 이 지사에게 여론은 알파이자 오메가”라며 “‘이낙연 대망론’이 어떤 이유로든 흔들린다면 이 지사가 호남 민심의 전략적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이 지사는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인”이라며 “무죄가 된다고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이 붙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이를 두고 싸우는 김 지사와 달리 이 지사의 운명은 법리 적용에 달려 있다. 지난 2012년 보건소장에게 지시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려 했던 일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해 2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치적 쟁점이던 직권남용 등은 무죄였지만, TV토론회에서 “그런 일 없다”고 한 말이 허위사실공표로(공직선거법 위반) 인정돼 나온 결과였다. 이 지사 측은 보건소장에 대한 직권남용 의혹을 제기하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한 것이지 형을 입원시키려 한 적이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이라는 신호는 당내 율사들 사이에서도 제각각으로 읽히고 있다. 친문성향의 변호사 출신 의원은 “전합에 가서 유죄 확정판결이 난 한명숙 총리 때가 생각난다”며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반면 계파색이 엷은 한 변호사 출신 의원은 “2심의 법리 적용에 무리가 있었던 만큼 기대해 볼 만하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의원은 “차기 대권과 관련해 지금은 이낙연 의원이 순항하느냐 추락하느냐가 유일한 관심거리지만 둘 중 한 명만 무죄가 나더라도 ‘경쟁’과 ‘구도’라는 변수가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해 10월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민주연구원 제공


임장혁 기자·변호사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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