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정치인 조윤선 "대통령과는 공적인 관계였던 것 같다"


2017년도 예산안 상정을 위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어제(1일)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국회에 출석했습니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블랙홀처럼 모든 담론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거니와, 문체부 내에 최순실·차은택 관련 의혹을 받는 사업이 하도 많다 보니 회의에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논의보다는 관련 의혹에 대한 질의와 질타, 공방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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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의혹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문체부의 수장으로서 사과의 뜻을 밝히고, 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문체부 문제사업 재점검·검증 특별전담팀'을 가동해 문제가 있는 사업을 정리하고 담당 공무원들을 문책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조윤선 장관은 문체부에 온 지 이제 채 두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비선 실세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는 문체부의 사업이나 인허가 문제는 모두 조 장관이 부임하기 전에 벌어진 일들이어서, 조 장관에게 도의적 책임 이상을 묻는 건 부당합니다. 야당 의원들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문체부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인 조윤선’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조 장관은 새누리당 대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시작으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직에 중용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2014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정무수석을 지내며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경력이 있기에, 야당 의원들은 조 장관에게 최순실·차은택 씨를 정말 만난 적이 없냐고 캐물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최순실 씨를 한 번도 안 봤느냐, 통화한 적도 없느냐, 문자한 적도 없느냐“는 야당 의원의 연이은 질의에 조 장관은 ”한 번도 본 적 없다, 통화도 한 적 없다, 문자도 한 적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순실 씨에 관해서는 언론 보도나 남들이 하는 얘기를 들은 적 있을 뿐 일면식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의원들은 최순실 씨를 만난 적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놀랄만한 조 장관의 답변이 나왔는데, 정무수석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없다는 발언입니다. 정확한 문답 내용은 이렇습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하고 이런 저런 시국 얘기도 하고 토론도 하고 미주알고주알 때로는 말벗도 하고 그런 게 정무수석 역할 아닙니까?”라고 운을 뗀 뒤 “정무수석 시절에 대통령과 독대하던 게 한 달에 한 번 정도 됐나요?”라고 묻자, 조 장관은 “대통령님과는 회의하고 들어가고 나가는 그런 계제에...”라고 말을 흐렸습니다.

안 의원이 “따로 독대하던 게...”라고 질문을 다시 하자 조 장관은 “집무실에서 다른 분들 계신 사이에 말씀 드린 적은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안 의원이 다시 “따로, 따로 독대한 게…”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독대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안 의원이 “1년(정무수석 재임 기간)동안에?”라고 되묻자 “네”라고 답했고, “진짜예요?”라고 거듭 묻자 “예, 저는 전화통화는 했어도 독대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 발언이 화제가 되고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이 “대통령과 독대를 안했다는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이번엔 "사전에 면담을 신청하고서 만나는 형식의 독대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현안에 대해 대통령과 둘이 만나서 얘기한 일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야당 측 일부 의원은 “앞서 야당 의원들이 수차례 물었을 때에는 독대가 없었다고 몇 번이나 대답하지 않았나. 해당 답변이 기사화 되자 여론의 반응을 보고서 말을 바꾼 것 아니냐."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조 장관이 말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발언의 진의가 잘 못 받아들여진 것인지는 꼬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조 장관이 한 답변 가운데 한 가지는 여전히 기억에 남습니다. “저와 대통령님과의 관계는 공적인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한 야당 의원이 정권의 실세가 아니냐고, 그런데 왜 최순실 씨를 본 적 없다고 하느냐고 몰아세우자 조윤선 장관이 한 이야기입니다. 최순실이란 존재도, 대통령과의 친분도 몰랐다면 “진짜 무능한 정무수석”이라고 지적하자 “그렇게 말씀하셔도 더 이상 제가 변명의 말씀을 드릴 건 없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정치인들은 답변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당신은 비겁한 사람인가, 무능한 사람인가? 대부분 지금쯤은 마음속에 답을 정한 것 같습니다. 답이 무엇이든 그것이 진실이길, 그리고 그에 합당한 행동이 뒤따르길,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의혹에 관계된 사람들이 내뱉은 숱한 거짓말에 지친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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