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회 세습과 과세 반대로 교회는 악이 됐다"

한국일보 0 57 2017.11.14 07:13

NCCK 떠나는 김영주 총무

“교회 생긴다 하면 주민들 싫어해

끼리끼리 신앙보다 이웃 살펴야”

교회의 공공성 회복 강조

20일 퇴임을 앞둔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NCCK) 총무는 세금과 세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교회는 그 자체가 악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예장통합, 감리교, 구세군, 성공회 등 9개 교단의 연합체로 개신교내 진보 운동을 상징한다.

“교회를 그렇게 세습할 거면 차라리 세속에서 출세하고 권력을 잡지, 왜 교회를 세워 이 분란을 만드는지 되레 묻고 싶습니다. 종교인 과세도 그렇습니다. 설사 세무조사 받을 일이 생기더라도 아무 부끄럼이 없는 게 교회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 목사라는 사람들이 세무조사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게 참 딱해 보입니다.”

14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난 김영주(65)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총무는 20일 청춘을 바친 NCCK를 떠난다. NCCK 주요 사업으로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그토록 부르짖었건만 여전히 개신교를 향한 세상의 시선은 따갑다.

서울 명일1동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그래서 더 아쉽다.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로 간 것을 두고 찬성하는 쪽은 교인들이 스스로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 총무는 “교회는 자기가 불편하고 이웃에게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요즘 대형 교회가 들어서면 이웃들이 다 싫어합니다. ‘교회는 우리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기구다’라는 생각이 없어진 거지요. 우리끼리 신앙을 드높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이웃을 지향해야 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세습 문제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세금 문제로 여전히 논란을 빚는 것은 “한마디로 부도덕한 일이고 교회 스스로가 악(惡)이 됐다는 얘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총무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운동권 목사’다. 천주교가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사회 문제에 발언하는 것이 부러워 1984년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를 결성했다. 그 뒤 NCCK 쪽으로 자리를 옮겨 인권, 평화 운동에 관여했다. 뜨거운 시대, 뜨거운 역할이었다. 시국사범들 만나느라 전국의 웬만한 교도소는 다 찾아다니기도 했다. 2010년에는 NCCK 총무로 뽑혀 7년간 총무직을 수행했다.

어찌 보면 김 총무는 교회 밖으로만 계속 나돈 셈이다. 김 총무 스스로는 “이웃이 아니라 저 혼자 있을 거면 교회는 필요 없다”는 신념에 충실한 이력이었다고 자부한다. 퇴임 뒤엔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으로 부임한다. 얼마 전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자승 스님과 평화 통일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자승 스님과는 임기를 거의 함께했기 때문에 각별한 정이 있다”며 웃었다.

김 총무는 떠나는 순간까지 NCCK에 대한 애정을 부탁했다. “대형 교회들 틈바구니에서 보면 NCCK는 소수자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소수자이기에 결국엔 견인차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NCCK를 사랑해 주십시오.”글.사진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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