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여명 발 묶인 제주공항..'노숙사태 재현' 우려에 당국 비상

뉴스1 0 11 01.11 07:13
11일 오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출발 대합실에서 대기중인 외국인 관광객들의 짐이 쌓여 있다. 이날 제주공항 활주로에 많은 눈이 쌓여 제설작업 등으로 2시간가량 활주로가 임시 폐쇄됐다.2018.1.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에 내린 폭설로 11일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하려던 항공기들이 무더기 결항하면서 2년 전 공항 노숙사태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등이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섰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제주지방항공청은 2016년 3월부터 '공항체류객 보호와 지원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같은해 1월23~25일 폭설과 한파로 체류객이 9만여명에 달하고 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승객이 1500명 이상 발생한 뒤다.

매뉴얼에 따르면 체류객 상황은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나눈다.

'관심' 단계는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1000명 이상인 경우 또는 출발 항공편 5편 이상이 연속적으로 결항 또는 운항 중단되는 경우다. 11일 오전 8시33분 첫 활주로 폐쇄 직후 공항 상황은 '관심'단계였다.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3000명 이상이거나 공항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생기면 '주의' 단계로 격상된다. 공항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단계다.

당일 출발 예정 항공편이 50% 이상이거나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이면 '경계', 그리고 당일 항공편이 전면 결항되거나 다음날 항공편까지 결항하고 심야 체류객이 1000명 이상이 마지막 단계인 '심각'이다. 2016년 공항 대란이 '심각'단계였다.

관심~주의경보 단계는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가 종합지원상황실을 설치해 자체 해결하고 경계 경보부터 제주도가 관여한다.

공항 노숙객이 대거 발생하면 생수와 간식, 모포, 매트리스 등을 제공한다.

도와 공사는 이날도 모포와 매트리스 3500개와 생수 7000병 등을 준비해 밤 늦게 추이를 지켜보며 공항에 머물러 잠자는 체류객들에 한해 나눠 줄 예정이다.

숙소를 원하는 체류객들에게는 도청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안내데스크 등을 통해 공항 인근 숙박업소 정보도 제공한다.

공항 내 식당과 편의점, 약국 등에 영업시간 연장을 요청하고 119구급대도 배치됐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이 각각 오전 3시, 오전 2시까지 운영시간을 특별연장하면서 새벽에 제주에 도착하는 승객들을 위해 공영버스 운영이 끝나는 시간부터 45인승 전세버스 8대를 투입한다.

또 오후 10시 이후 공항 승차장에 온 택시에만 지급하는 2200원 상당의 쿠폰을 이날은 오후 1시30분으로 앞당겨 주고 있다.

각 항공사들도 이날 임시편을 투입, 체류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아시아나가 3편, 진에어 1편, 에어부산 2편, 이스타항공 1편, 티웨이항공 2편 등이다. 다만 4편의 특별기를 포함해 2300명을 수송할 예정이던 대한항공은 안전 문제로 오후 6시30분부터 예정된 12편의 운항을 모두 취소했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4300여명이다. 대합실에 1300여명, 탑승장쪽에 3000여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앞으로 기상 악화로 또 활주로가 폐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 상황은 경계 경보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k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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