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일본취업, 월급 얼마나 받아 어떻게 사나?


1편 (▶ [월드리포트] 일본취업, 어떤 회사가 한국인을 많이 찾나?)에 이어 이번엔 일본에서 생활하는 20, 30대 젊은이들의 생활을 살펴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해 4월 도요타자동차 신입사원 입사식)

지난해 여름 한국무역협회는 일본에 취업 중인 한국인 143명을 설문 조사해서 그해 11월 '일본취업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설문대상자의 71.2%는 일본 근무 2년 미만의 신입사원들이었습니다. 우선 이들을 통해 우리 젊은이들의 일본 취업 상황을 대충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래 표들을 보시죠.

▶▶ 절반 이상이 일본 기업에 들어갔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 자료 ①
▶▶ 42.1%는 직원 100명 이하 중소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일본엔 직원 50명 안팎에도 건실하게 운영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 자료 ②
▶▶ 역시 IT업종 근로자가 많습니다. 우리 정부가 IT 분야의 취업을 적극 지원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 자료 ③
▶▶ 낮은 급여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43.9%입니다만, 또 4명 가운데 1명은 회사에 특별한 불만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 자료 ④
▶▶ 39.5%가 200만~300만 엔의 연봉을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교통비 등 각종 수당과 보너스까지 합친 금액입니다. 300만~400만 엔은 26.1%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실제 급여보다 좀 더 높게 답변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 자료 ⑤
왜냐하면 일본인 1, 2년차 신입사원들도 이 정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지난해 6월 후생노동성 자료입니다. (교통비 등 일부 수당 제외)
일본 임금구조 기본통계 (2017.6 후생노동성) 일본 임금구조 기본통계 (2017.6 후생노동성)
100~999명 규모 회사의 남성 신입사원이면 20만 3천 900엔 X 12개월=24만 4천 680엔에 대략 10~20%의 수당이 붙어 연봉으로 따지면 우리 돈 2천 600만 원 정도가 될 듯합니다. 

이처럼 일본 취업에서 반드시 알아둘 점은 일본 기업의 초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겁니다. 대기업들은 20만 엔 정도의 월급이 보통이고, 작은 기업일수록 오히려 인재 확보를 위해 25만 엔까지 급여를 높이 부릅니다.

반드시 알아둬야 할 개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테도리'(手取り/손에 실제 쥐는 소득)입니다. 월급[기본급+추가근무 수당+교통비 등 실비정산 수당]에서 세금[소득세+주민세] 그리고 사회보장료[건강보험료+연금+고용보험료 등]을 뺀 정말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을 말합니다. 통상 총급여의 75~80% 정도입니다. 일본인들도 취업을 하거나 이직을 할 때 데도리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이 데도리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일본 취업 생활이 더욱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일본의 생활비는 어느 정도일까요? 공식 자료들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일본 공무원들의 월급을 결정하는 일본 인사원이 제시한 월간 표준생계비입니다.
일본 인사원 월간 표준생계비 (2017.4 기준)
혼자 사는 젊은이라면 11만 6천 560엔이 든다고 합니다. 저축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일본에서도 전체적으로 비현실적이라는 비난이 적지 않습니다. 당장 도쿄에서 월세 4만 엔의 방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 이 정도만 필요하다면 테도리(手取り)로 어느 정도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최대 노동단체인 전국노동조합총연합(젠노렌)의 자료는 다릅니다. 2016년 4월 제시한 최저생계비입니다.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최저생계비 자료 (2016.4)
월세를 역시 5만 4천 엔으로 낮게 잡았군요. 그래도 월간 최저생계비는 19만 1천 406엔은 필요하다고 합니다.

종합해보면 일본의 월간 생활비는 인사원의 11만 6천 560엔에서 젠노렌의 19만 1천 406엔 사이일 듯합니다. 테도리(手取り)로 따져보면 일본 젊은이들의 생활은 더욱 넉넉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 젊은이들에 비해 훨씬 검소하고 조용히(?) 살아갑니다. 우리 젊은이들 가운데선 이런 일본 생활이 맞는 분도 있고 안 맞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좀 더 작은 회사에서 좀 더 많은 월급을 받거나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택 기숙자를 제공하거나, 주택수당을 주는 업체를 선택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급여 생활자들이 늘 우울한 것은 아닙니다. 일본은 입사 7~8년차부터 월급이 빠르게 상승합니다. 책임 범위가 넓어지면서 그만큼 월급도 오릅니다. 앞서 나온 2016년 후생노동성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 자료에서 연령별 월급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4만 9783개 회사 조사/다양한 형태의 근로자들 모두 포함)
학력별 연령별 월급 자료 (2016.6 후생노동성)
[20~24살]에서 [25~29살]로 올라갈 때 가장 높은 21.9%의 월급 상승률을 보입니다. 이후 [30~34살] 때 그다음으로 높은 17.5%가 오릅니다.

'표준근로자', 즉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해 계속 한 기업에 일해온 사람들을 따로 조사한 자료도 있습니다. 2017년 6월 후생노동성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 자료입니다. 이 자료엔 연간 보너스 수당도 다 포함돼 있습니다.
일본 '표준'노동자 연령별 수입 (후생노동성 2017.6 자료)
표준근로자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다른 통계보다 월급이 좀 높습니다. 월급만 상승률을 따져볼까요? 역시 [25~29살]에서 [30~34살]으로 올라갈 때 23.7%, 다시 [35~39살]으로 올라가며 22.7% 월급이 상승합니다. 즉, 일본 취업에선 20대 후반 30대 초반부터 생활이 비교적 나아진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임금 상승 상황 때문에 일본인들이 자기 집 구입을 생각하는 시기도 30대 후반 40대 초반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실제 생활 자금으로서의 테도리 개념도 잘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 젊은이들 가운데는 일본 급여생활의 답답함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나마 우리 젊은이들이 많이 취업하는 IT업계는 급여가 좀 더 높은 편입니다. 일본 IT업계는 철저한 하청구조입니다. 아래 표는 대기업까지 포함한 조사결과라서 꽤 높습니다. (기준은 연봉입니다.) 근데, 제가 아는 IT업계 관계자는 "하청 단계가 한 단계 내려갈수록 평균보다 15%씩 낮아질 것"이라고 하더군요.
일본 IT기술 수준별 평균연봉 (2017.6 경제산업성)
이밖에 일본의 좁은 거주 환경도 상당한 스트레스입니다. 초기 일본에 취업한 우리 젊은이들 상당수가 원룸 수준인 35m2 안팎 1DK(1방 하나 +D식사공간+K부엌)에 삽니다. 아래는 도쿄 도심에서 좀 떨어진 히가시기타자와 역 주변 월세 13만 엔 짜리 1DK 집입니다.(35m2)
월세 13만 엔 1DK(35m2) 집 평면도
도쿄 시내 각 구마다 1DK의 평균 월세는 아래와 같습니다.
도쿄 구별 1DK집 월세 순위 (CHINTAI 사이트)
23만 엔 월급에 테도리 20만 엔 받아 위 월세를 내고 나면 남은 것이 많지 않겠죠. 이건 우리 젊은이들뿐이 아닙니다. 일본 젊은이들도 똑같습니다. 월세를 줄이려면 열차로 출퇴근 1시간 이상을 각오하는 지바현 등으로 나가야 합니다.

제가 너무 갑갑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일본 사람들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기를 바랍니다. 7, 8년 성실히 일하면 생활이 빠르게 좋아진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또 힘든 한국 취업시장과 비교하면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가서 취업하라"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 편에선 일본 취업비자 이야기와 일본 취업 한국인들의 다양한 충고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최호원 기자bestig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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