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트럼프의 강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풍(强風)이 한반도를 흔들고 지나갔다. 바람은 에너지다. 엄청난 힘으로 탁하고 습한 산성 먹구름을 거두어 갈 수도 있고, 반면 평온한 산하를 뒤흔들어 놓고 갈 때도 있다. 이제 차분히 트럼프 강풍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뒷정리와 수습은 우리 민족의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트럼프의 국회 연설을 네 개의 'D'로 정리한다. 첫째가 'Depraved North Korean Regime(사악한 북한정권)', 둘째가 'Developed South Korea(발전한 남한)', 셋째는 'Dependable America(믿을 수 있는 미국)'이다. 결론은 네 번째 'D'다. 그러니 "Don't Test Us(우리를 시험하지 마라!)"이다.

한반도와 관련된 미국의 국익 정리 측면에서 트럼프의 연설은 완벽했다. 그는 북한의 학정을 그림으로 그리듯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반인권.비이성적 사례들을 조목조목 나열함으로써 미국이 북한 정권에 맞서는 일은 헤게모니 확장을 위한 군사적 노력이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역사적 사명이란 대결 구도를 그려냈다. 또한 그는 내부 편 가르기에도 성공했다. 타락한 정권과 고통받는 인민으로 북한의 현실을 양분했다. 이 편 가르기는 거의 애굽의 바로와 히브리 노예들의 대비를 연상케 했다. 이 구도 속에서 물론 미국은 모세의 모습으로 비친다. 트럼프의 국회 연설에 대한 댓글에 유독 눈물이 났다는 고백이 많은 이유일 듯하다.

그는 연설 중에 중국에도 자극을 주었다. 아버지인 중국인의 피가 섞였다는 이유로 북한인 부인이 낳은 아이를 양동이에 던져 죽게 한 북한 정권을 중국이 왜 도와야 할 의무감을 느껴야 하냐고 반문했다. 중국인의 민족 우월주의 감정에 호소한 것인데, 치밀한 준비 없이는 삽입하기 어려운 자극이다.

트럼프는 북한이 망가지고 잘못된 존재임을 더욱 뚜렷이 하는 연설 기법으로서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을 수치를 동원해 그림으로 그렸다. 트럼프는 GDP.평균수명.민주화 등의 총체적 변화상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63빌딩.롯데월드.한국 여자 골퍼 등 구체적 상징을 부각했다. 군사개념으로 표현하면 전략과 전술 모두에서 뛰어난 부추김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이런 역사에 드문 변신을 할 수 있었던 원인은 믿을 수 있는 우방 미국과의 동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가 트럼프의 로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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